나는 2012년 2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광주드림교회 가족들과 ‘2012 Two Wings International Conference’라는 큰 행사에 다녀왔다. 아직 기독교를 접해본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나로서는 굉장히 낯설고, 한편으론 설레는 길이였다. 물론 부산을 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웠지만,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내 성격상 두 날개 컴퍼런스라는 새로운 존재를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 무지 행복했다.

 

첫째 날 아침, 설레는 마음을 안고 광주를 떠났다. 그리고 부산의 BEXCO에 도착하는 동시에 나의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존재를 바라보기 위해 찾아오구나...”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장소만이 하나님과 함께 찾아온 많은 성도들을 품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정이 찬양, 기도, 설교의 연속이라 처음인 나에게는 벅찼지만, 감동 또한 연속이였다는 것이 정말 다행인 것 같다. 첫째 날의 3번의 설교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2번째 강연이였던 ‘세계비전을 위한 연합과 북한선교’였다.

 

그렇게 생각한 첫째 이유는 나머지 2가지 설교가 사실 내게는 너무 어려운 설교이기 때문이다. 아직 기독교에 대해서 확실하게 모르는 나에게 ‘두날개 패러다임’과 ‘두날개 운동’은 약간의 이해와 감탄만 유발할 뿐 감동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강연이 감동적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그렇게 깊은 곳까지 이해를 할 수 있는 수준은 아직 아닌 것 같아 감동을 못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점점 많은 것을 배워가다 보면 저절로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임헌만 교수님의 ‘’세계비전을 위한 연합과 북한선교‘가 일단 북한과 함께하자는 의견이 나와 상통했을 뿐만 아니라, 교수님의 말씀이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도록 재치 있고, 맛있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평소에도 항상 나는 평화와 모두가 함께하는 것을 바라고 있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함께 행복하고, 함께 잘 살 수 있는 어쩌면 유토피아 같은 세상을 꿈꾸고 있었는지 모른다. 교수님 또한 북한과 함께하자는 생각을 하시고, 강연을 하셨다. 같은 생각으로 강연을 하시니 빠져드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관심을 두고 있었던 북한에 대해 더 알아가고, 더 느껴볼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같은 민족인데 우리처럼 너무 많아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너무 없어서 불행하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가슴 아팠지만, 미래에 어느 날에는 함께할 수 있는 동지라서 반갑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교수님께서 중국과 일본, 미국, 러시아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행동에 대해 비판할 때에는 미치도록 분노가 끓었다. 원래부터 그들 나라에게는 다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분노를 교수님의 강연이 더 끌어올리셨다. 아마 기독교의 가르침을 받았다면 그들은 북한과 우리 대한민국에게 이익을 위해 달려들면 안됐다. 진심으로 잘 되기를 바라며 다가와야 했다. 그런 점에서 임헌만 교수님의 강의는 감동과 분노가 균등하게 조화되는 아주 가슴 뛰는 시간이였다.

 

둘째 날 아침, 점점 더 끓어오르는 열기를 이어 일찍부터 BEXCO에 자리를 잡고 예수님을 향한 찬양을 하기 시작했다. 오늘 말씀은 ‘두 날개 양육시스템’의 소개와 ‘무슬림 선교 가능한가?’의 강연, ‘두 날개 여성사역’에 대한 특강과 ‘두 날개 정신’에 대한 주제 설교이다. 솔직하게 들을 때는 이해가 가는 것이 의외로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많은 강연을 한꺼번에 듣다 보니까 기억에 남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목사님과 박사님, 사모님의 열정적인 설교는 가슴에 새겨졌는데 정작 내용은 머리 속에서 맴돌다가 전부 떠나버린 듯하다. 하지만 실망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이번 컨퍼런스에 온 목적은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단순히 새로운 경험을 해보자는 생각과 나와 같은 기독교 신자들은 어떻게 예배하고 찬양하는지, 그리고 뜨거운 기독교 신자들의 열기를 느껴보는 것이 사실 나의 목적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열기는 수 만명이 함께 찬양할 때와 열린모임 구호대회의 역동적인 퍼포먼스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만하면 둘째 날의 경험도 성공이였다.

셋째 날의 아침은 평화로웠다. 잔잔한 듯이 출렁거리는 해운대가 곧 떠난다는 그 쓸쓸함을 더 보채는 것 같았다. BEXCO에 도착해 마지막 찬양을 시작했다. 두 다리를 쭉 펴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순간 드디어 감정이 벅차올랐다. 3일의 열정적인 바람도 오늘로 마지막이구나. 길 것만 같았던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지나갔구나 하고 말이다. 졸리는 눈을 간절하게 뜨면서,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을 달랬다. 우리가 들은 마지막 강연은 특강 ‘복음 들고 땅 끝까지’ 라는 스캇 모루우 박사님의 강연이였다. 박사님의 강연은 3일 동안 들은 강연 중에 가장 길었다. 영어로 내뱉은 설교를 다시 한국어로 통역해 들어야 해서 시간이 더 많이 걸린지도 모르겠다. 너무 길어 사실 어서 끝내주기를 바라기도 했다. 참 어리석은 짓인지도 모른다. 스캇 모루우 박사님의 강연이 얼마나 달콤한지도 모른 체 말이다. 강연이 모두 끝나고 우리 드림교회 친구들 그리고 간사님과 함께 컨퍼런스 무대에서 점프사진을 찍으며 3일 간의 행복한 축제를 마무리했다.

 

2012년 2월 두 날개 컨퍼런스에서 내가 얻은 것은 뭘까?

적어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나는 이 날의 가르침과 열정 그리고 순간순간의 감동은 잊지 않고 살아갈듯 싶다. 모든 일을 해나갈 때에 가르침을 떠올리고, 힘들고 지쳐서 포기하고 싶을 때 열정을 떠올리고, 우울하고 외로울 때 감동을 떠올릴 것이다. 하늘에서, 아니면 다른 곳에서 우리들을 바라보고 계실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일들 하나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해 해나갈 것이다. 예수님을 사랑하듯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고, 예수님을 바라보듯이 모든 사람을 바라보며 위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부산을 배경으로 한 두 날개 컨퍼런스는 진심으로 많이 행복했다. 언제 다시 이런 날이 올까 생각하니 4시간 가까이 되는 차안에서 포개가던 드림교회 친구들, 복잡한 길을 뚫고 숙소와 식당과 벡스코를 오가며 우리를 이끌어 주신 목사님과 집사님. 둘째 날 마지막에 모두를 위해 기도하고 사랑을 위해 헌신하신 간사님이 영원히 잊혀 질 수 없을 듯 싶다. 부산의 광안대교, 부산의 벡스코, 부산의 해운대 정경, 부산의 음식들. 이제는 모두가 추억이 되었고 추억이 가슴 속에 묻히는 순간 나는 영원히 이 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다시금 되새겨볼 것이다.